전쟁은 결국 식탁으로 내려왔다
멀리서 시작된 뉴스가 하루의 소비와 이동, 불안의 순서를 어떻게 바꾸는지 따라가 본다.휴일인데 더 바빴다. 몸이 바쁜 건 아니었다. 마음이 먼저 서두르는 날이 있다. 창밖 공기는 아직 차가운데, 휴대폰 화면 속 뉴스는 벌써 뜨겁다. 이런 날은 손보다 눈이 먼저 조심스러워진다. 적어도 내 경험상, 하루가 흔들릴 때는 속도보다 순서가 먼저 무너진다. 집에서 물을 올리고 커피 필터를 끼우는데, 제일 먼저 걸린 건 호르무즈 해협 기사였다. 멀리서 포성이 울린다 싶은데 이상하게 귀에는 주유기 소리처럼 들렸다. 중동 충돌이 더 거칠어졌다는 소식, 유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해설, 정부가 기름값 대응책을 꺼냈다는 보도가 한 덩어리로 붙어 있었다. 부엌 식탁 위 차키를 한 번 집었다가 다시 내려놨다. 오늘 첫 선택은 ..